2011년 푸르른 5월 하늘이다.
내가 서있는 이곳 제주에서는 5월엔 많은 행사들이 열린다.
제주에서 살기위해 주변에 사람들을 하나둘 만나고, 또 정리하게 되는것 같다..
가득한 항아리 안에에 무언가 새로 넣기 위해선 곪고 터진것들은 꺼내야 하듯이...
월랑초교 운동장
제주에서 그래도 친구들을 많이 사귄것 같다..덕분에 월랑 마을에 살지도 않으면서,
지친방을 정리하는 일요일 늦은오전 마을 청년회 친구들이 점심이나 같이먹자고 운동장으로 오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2년에 한번있는 마을 운동회 청년회 주축으로 행사는 이뤄진다.
얼큰한 막걸리 한사발과 제주식 머리고기에 붉어진 얼굴 처음소개받은 나이어린 후배지만 팔을잡더니
"형님 우리동네로 배구한번 합소게" 고개를 끄덕일 틈도 없다..
청년회식
손꼽을수 있는 몇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처음보고 청년회 뒷풀이에 친구가 수줍은 나를 억지로 끌고온다..
하필 이넓은 자리의 상석.. 어느정도 얼큰할때 친구가 청년회장에게 내소개를 정식 요청한다..
이런 월랑 전통으로 인사 해야한다며, 정면에서서 큰소리로 서울에서 온촌놈이라며, 어설픈 내소개를
이어간다... 39나이에 고교때 써클 할때의 설레는 심장으로 .
트럭뒤에서
어느세 친해졌는지. 트럭뒤에타서 월랑선배 가게개업식으로 모두 이동한다. 트럭뒤에 타고가면
경찰에 걸리지 않느냐는 나의말에 " 해맑게 웃는다. 우린 청년회우다" 나에게도 이제 월랑안살아도 월랑
이니깐. 회의 잘나오시고, 자주 얼굴 봅소..
개업식에서 흔히 볼수잇는 광경이다. 제주도 윳놀이 말판과 말판이 특이해.. 설명을 듣고 한참후에야
이해한듯한다.. 그리고 여러 전대 회장들과의 대화, 취하신듯 다들 "명근이" 음 발음이 힘든데..
나중에 또보자 살려면 열심히 해야할거야.. 도울일 있으면 도울께..
이들에겐 그저 친구를 소개 해준다는건 그저 인사만 해주는게 아닌듯한다.
나는 아무것도 줄게 없는데, 이들은 뭐든 먼저 주려고 한다. 이제 시작하려는 나에게.
이들에게 서울생활에 찌든 내머리속에 계산기가 없는듯 한다.
일이 끝나면 머리속 계산기 코드를 빼놓는 사람들... 선배와 후배 간 사랑이 느껴지는곳.
마을사람들을 모두 생각하는곳.
요즘 전화로 사람들이 제주에있는 나에게 할건 찾았느냐며 묻곤한다...
머리속 계산기를 끄고 물어주세요.
그럼 당신에게 나는 항아리에 담을 사람인가요.. 곪아버린 꺼내야 할 사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