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태풍 산바! 그이후
이번 포스팅은 참으로 힘든 글이다.
글 올리는 것이 늦은 이유는 태풍으로 상처받은 당근밭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그래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영농일지의 포스팅을 이어 나간다.
12년 8월 27일부터 시작된 농부에게는 지옥같은 한주간 두개의 태풍이 쓸고 갔다..
태풍복구현장을 가다! (볼라벤,덴빈)
위의 지난번 포스팅에서 이야기 했었다.
그러나, 무심한 하늘은 제주의 하늘에 또한번의 태풍인 산바를 던저주고갔다.
9월 17일
이번태풍은 우리제주섬의 오른쪽인 동쪽을 휩쓸고 지나가버렸다.
이게 무슨일인가?
8월초 엄청난 가뭄이였건만, 태풍 두개를 겪어나니 또한번의 태풍이 올라왔다.
태풍 산바!
지난 태풍이 서쪽 지역을 휩쓸고 갔다면 이번엔 제주의 동쪽에 물 폭탁을 던지고 가버렸다.
정상적이라면 이노지밭에는 추위를 견딜수있는 당근 잎이 푸르게 나와있어야 하는데.....
스펀지 같은 노지의 땅은 태풍의 물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굳은땅이 되어 버렸다.
듬성듬성 조그만 당근잎을 피우고 있다.
이대로는 당근을 기대하기 어려울듯 하다.
시험 재배하던 하우스 밭은 찢어진 비닐하우스 탓에
태풍의 많은 빗물로 이젠 당근 잎보다도 풀이 더 많아지고 말았다.
발아율도 엄청나게 떨어진다.
이대로는 하우스 밭 또한 많은 잡초로 인하여 로터리 작업을 피할수없을듯 하다.
너무 많은 물폭탄을 맞은 이유로
폭신한 땅이 이미 굳어져 사막처럼 매말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럼, 우리의 옆농가들은 지금 상황이 어떠하지 보기로 한다.
제법 살아있는듯 하지만, 이미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싹을 피우던 당근잎들은 그만 바람에 꺽여 잎을 저버리고 말았다.
떡잎 하나 를 만들고, 둘을 만들고,
이젠 당근잎 세번째 잎을 만들고자 했을텐데........
이노지밭은 더이상 좋은 물건을 기대할수 없을듯 하다.
그나마, 재파종을 하지 않은 곳인데...
<구좌읍 노지 당근밭>
지금 그나마 일부 양호한 노지 당근밭이다.
위의 사진들처럼, 밭전체에 푸르게 싹을 내지 못하고 밭의 기능을 상실했다.
지난번 재파종을 하신농부...
밭에 요소비료를 뿌려주고 계신다.
이번엔 어떻게 산바를 잘 넘어가셨나요?
"네~ 이번엔 그래도 다행히 잘넘어갔수다~"
발아상태는 어떤가요?
"다행히 잎은 나와서 겨울에 당근이 나오기는 할것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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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당근 찾기]
찾으셨나요?
[숨은 당근찾기 정답]
이제 우리는 올해 당근 프로젝트를 종료를 선언했다.
내년에는 이번 실패를 보완해서 다시 재배계획을 세워서 도전하기로 했다.
농사를 해보겠다고 계획만 세워서 덤빈 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하늘의 뜻을 넣치 않은 나에게 쓴웃음만 남기고 갔다.
모든 태풍이 휩쓸고간후
뉴스와 신문에서는 제주의 당근 을 구매하기 위해,
상인 들이 아주높은 가격에 당근밭을 구매하고 있다는 신문/뉴스를 보았다.
다들 그소식을 듣고 나에게 연락이 온다...
"상인들이 당근밭떼기로 산데.. 너도 그거사지 그러냐"
"평당 만오천~이만오천원 까지한데"
아마도 가격만 보고 착각을 하시는듯 하다.
그가격들은 비료만 포함되고, 출하작업 및 포장작업이 제외된 금액이다.
그리고, 결코 싼가격에 내놓은 것도 아닐뿐더러,
상인들이 사가는것은 재파종을 한곳은 제외 이다.
재파종 당근인 경우는 끝이 하얗게 나오고, 기존 당근보다 색깔이 진하지 못하다.
결국 재파종하신 분들은 따로 판매처를 만들어 내야하고, 좋치 않은 상품이라도 가격이 높을것 같아서
그냥 겨울까지 끌고 가실예정이다.
참고로, 올해 당근 값은 엄청나게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최고 기록은 제작년 도매가 38,000 이다.
올해는 4만원은 훌쩍 넘을듯하고, 그또한 물량이 없어서 일반 농산물 시장에 나가지도 못할것 같다.
따라서, 중국산을 수입할수밖에 없을것이고, 어떻게 재배 됬는지도 모를 농산물을 검역처리를 통해서 들어와
싼가격에 우리 식탁을 점령할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자면 올해 우리일반 서민들이 국내산 당근을 사먹을수 없다는 것이다.
10k일경우 소비자가 구매할수 있는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할것이고,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제일 힘든건 작년에 다들 암투병으로 고생하시면서 당근을 찾으시던 분들에게
올해도 약안치고 새로운 좋은 당근으로 만나자고 했는데.....
약속을 못지키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밭때기로 사" 라고 말한 친구들에게
농사꾼의 손을 떠난 밭에서 어떤 질좋은 물건이 나오길 바라는가? 친구
차라리 내가 전에 말한대로
일년동안 먹을 농산물을 예약해서 제철에 먹는건 어떻겠나?
오히려 그게 유기농 매장에서 비싸게 주고 먹는것보단 낳을텐데...